정육면체를 던지다: 김디지 × 두민 × 이현석 멀티센소리 협업
- T8P
- 8월 21일
- 2분 분량
《The Hexahedron’s Tale》 주사위가 여는 7 개의 세계, 그리고 숫자로 숨 쉬는 음악
주사위는 여섯 면의 단순함으로 무한한 경우의 수를 품은 도구다. 두민은 정육면체(주사위)를 회화로 탐구했고, 김디지는 그 형식을 시간예술(음악)로 번역했다. 광운대학교 수학과 이현석 교수는 곡마다 핵심 수학 원리를 제시해, 이미지–사유–사운드가 서로를 비추는 구조를 완성했다. 8월 21일(목), 두민 개인전 《The Hexahedron’s Tale》 오픈과 함께 7개의 대표 작품에 대응하는 7트랙 아트 OST가 동시 공개된다.
이번 OST의 핵심은 구조다. 각 트랙은 하나의 수학 원리를 품는다. 확률이론은 박자 사이의 미세한 변동으로, 황금비는 멜로디 분할과 코드 보이싱의 균형으로, 위상수학은 레이어의 연속적 변형으로, 그래프이론은 리듬과 라인의 상호작용으로, 프랙탈은 반복 속 차이로, 푸리에 변환은 주파 수의 분해·합성으로, 혼돈이론은 예측 불가능한 전환으로 각기 다른 “숫자의 사유 방식”이 음악의 형식이 된다.
사운드는 드럼앤베이스, 바로크 현악 4중주, 미니멀 오케스트라의 하이브리드다. 하드한 비트의 추진력, 바로크 현악의 균형감, 최소 편성의 공간감, 그리고 리얼 악기에 아날로그 신스의 결합으로 질감을 세웠다. 일부 트랙은 테너 보컬과 래핑 보이스를 활용해, 설명 대신 청각적 이미지를 환기한다.
김디지는 이탈리아에서 마주한 바로크의 극성(균형과 과잉, 정밀과 파열)을 자신만의 속도로 흡수했다. 그는 BPM 174를 넘기는 드럼앤베이스의 생동 위에 바로크적 긴장을 얹고, 시적 문장을 미세하게 갈무리한다. 가사는 의미를 축적하기보다, 은유·반복·변주로 감각을 흔든다. 수학 개념은 이때 비유가 아니라 작동 원리가 된다. 음악은 그렇게 회화의 면과 선, 수학의 기호와 증명을 듣는 방식으로 바꾼다.
《The Hexahedron’s Tale》 OST는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수렴한다. 우리는 어떻게 ‘가능성’ 속에서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가. 주사위는 여섯 개의 답을 주지만, 그 던짐의 총량은 무한하다. 두민의 회화가 그 장면을 시각화했다면, 김디지의 음악은 그 장면을 시간화한다. 그리고 수학은 그 모든 과정을 사유화한다. 8월 21일(목), 전시와 함께 공개되는 7개의 트랙은 각자의 언어로 같은 풍경을 가리킨다. 정육면체 너머에서, 우리는 비로소 같은 것을 다르게 본다.
공식음원은 8월 21일 목요일 오후 4시 The Hexahedron’s Tale (Original Exhibition Soundtrack) 를 통해 공개된다.

청취자 가이드 : 트랙 리스트 & 적용 이론 #쉽게이해하는키워드
각 트랙은 한 가지 수학 원리를 음악의 구조로 바꿔 놓았습니다.
아래의 “어떻게 들을까” 힌트를 따라가면 작품과 음악이 함께 읽힙니다.
1. FORTUNE — 확률이론
핵심: 같은 패턴도 ‘우연’에 따라 매번 다른 결과.
어떻게 들을까: 반복되는 리듬·패턴 속 작은 변형을 찾아보세요. 미세한 차이가 곡의 분위기를 뒤집습니다.
2. ENJOY THE MOMENT — 황금비(φ)
핵심: 1:1.618...의 비율이 만드는 안정감과 몰입.
어떻게 들을까: 멜로디와 코드가 균형 있게 분할되는 지점을 귀로 느껴보세요. 자연스럽게 “딱 맞는다”는 감각이 옵니다.
3. THE BOUNDARY OF FANTASY — 위상수학
핵심: 모양이 바뀌어도 본질은 유지된다.
어떻게 들을까: 사운드 레이어가 연속적으로 변형됩니다. 변주가 커져도 근본 패턴이 살아 있는지 따라가 보세요.
4. THE INTERACTION — 그래프이론
핵심: 점과 선, 연결과 관계가 만드는 전체 구조.
어떻게 들을까: 드럼·베이스·현·신스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감을 포착해 보세요. 네트워크가 들립니다.
5. THE VARIATION — 프랙탈 기하
핵심: 큰 구조와 작은 구조가 자기유사성으로 닮았다.
어떻게 들을까: 같은 동기가 확대·축소되며 되돌아옵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새로움”이 프랙탈의 감각입니다.
6. REAL HYBRID — 푸리에 변환
핵심: 복잡한 소리를 주파수로 분해·재합성.
어떻게 들을까: 아날로그와 디지털 질감이 겹치고 분리됩니다. 악기의 바탕톤과 오버톤(배음)을 귀로 분리해 보세요.
7. BEYOND THE HEXAHEDRON — 혼돈이론
핵심: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만든다.
어떻게 들을까: 익숙하게 시작하지만 방향이 틀어집니다. 급작스런 전환이 서사의 클라이맥스를 엽니다.

전시소개 | <The Hexahedron’s Tale> 두민 개인전
기간 | 2025. 8. 21(목) – 2025.9.10 (수)
장소 | 라움아트센터 1F, 갤러리 화이트원 (서울 강남구 역삼동 680-1)
오프닝 리셉션 | 2025. 8. 21(목) 16:00, 라움아트센터 1F 갤러리 화이트원